날이 서늘했다. 늦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들 무렵인데도 교무실에서 중앙 난방을 뒤늦게 틀어준 탓에 교실에는 아직 한기가 돌았다. 돌인지 돌무늬 타일인지 모를 바닥을 실수로라도 맨발로 디뎠다간 동상에 걸려버릴 거라고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런 이야기를 흘려 들으며 앞에 앉은 재희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송재희. 내 십년지기 친구. 말로만 그런...
그날은 만으로 스무 살이 된 날이었다. 남주는 거창하게 생일파티까지는 바라지도 않았고 그저 배를 곯지 않고만 싶다고 생각했다. 월세 낼 날은 코앞인데 수중에는 돈이 한 푼도 없었고 아르바이트하는 치약 공장에서 꺼내 본 가불 이야기는 단칼에 거절당했다. 돈 나올 구석이 없었다. 없어도 너무 없었다. 한참 고민하다 집에 있는 자질구레한 집기류라도 팔아야 하나,...
2019-02-21 기준으로 만든 시험의 !!!답지!!!입니다. 문제를 풀기 전 미리 보시면 재미가 없으니 주의해주세요.
2019-02-21 기준으로 만든 시험지입니다. 리마스터판 내용은 담겨있지 않습니다.
2017-11-20 기준으로 만들어진 시험의 !!!! 답지 !!!!입니다. 문제지를 풀기 전에 확인하시면 재미 없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2017-11-20 기준으로 만든 탐정뎐 시험지입니다. 리마스터판 및 추가 에피소드 내용은 담겨있지 않습니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가볍게 썼어요! <퀸덤>은 판타지 백합 앤솔로지라는 설명을 보고 곧장 구매를 결심했습니다. 판타지를 주제로 한 백합, 그것도 제가 좋아하는 작가님들의 조합이라니요. 최고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책을 펴기 전부터 갖고 있던 기대감이 있었고, 책을 펴면서부터는 신선한 방식에 조금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별개의 단편을 인쇄만 같이...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첫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부터였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이란 무엇일까, 대관절 그 감정이 무엇이기에.’ 하는 질문을 끊임없이 뇌리에 되새긴 것 같아요. 저도 모르게 중얼거리고 있었던 것 같네요. 그리고 이것은 아마, 글 속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수와 휘경 역시 똑같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시간이 가고, ...
소설 <둘만의 방> 중 첫 번째 이야기, ‘둘만의 방’ 리뷰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미술관에 가 보신 적 있으신가요. 벽마다 공간마다 자리 잡은 수많은 작품들이 관람객들을 반기는 곳. 그것들은 네모나고 납작한 액자 속에 든 그림일 수도 있고, 어떤 상념이나 존재를 형상화한 입체적인 조각일 수도 있고, 혹은 그런 경계에 얽매이지 않는 무엇일 수도...
리퀘 가련서연 바람이 찼다.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의 기록적인 폭설이었고, 아마 궐에서 매일같이 기록하는 사관들의 붓 아래서도 오늘 날씨는 대단했노라고 서술될 것이었다. 눈발이 거세게 휘날리는 사이로 가련은 몸을 날렸다. 눈이 내리는 날은 거칠게 내리는 동안 움직이는 게 최상의 수였다. 눈이 다 그친 뒤엔 발자국이 모조리 남아버리고 말 것이었고 전설의 ...
“엄마! 이거 뭐야?” 등 뒤에서 호기심 섞인 꾸밈없는 목소리가 울렸다. 윤희는 새봄의 목소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가 눈을 깜빡거렸다. 저도 모르는 새 눈매가 슬그머니 휘었다. 새봄은 작은 상자처럼 보이는 것을 손에 쥐고 있었다. “오르골이야.” “뭐야, 못 보던 건데?” “얼마 전에 엄마 소포 받았잖아.” “아,…….” 거기서 새봄은 눈을 찡긋거렸다. 말...
@nynyp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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